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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학술 한향림도자미술관 갤러리 H JUMP 7 - 신제영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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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6-06-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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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영 제 1회 개인전 - Intermezzo


동시대 미술 속 소녀들은 더 이상 순수와 사랑스러움의 상징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초점 없는 눈의 소녀들이 서로의 몸을 기대고 서 있지만 정작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지 않고, 귀여운 얼굴과 동그란 형태를 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 불안과 거리감, 그리고 말하지 못한 감정들이 남아있다. 이러한 소녀의 이미지는 오늘날 단순한 유년의 재현을 넘어, 동시대 사회의 감정 구조와 관계의 방식을 드러내는 하나의 장치로 기능한다.

 

과거 회화 속 소녀가 순수함과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상징이었다면, 현대미술 속 소녀는 훨씬 복합적이고 불안정한 감정을 드러낸다. 특히 나라 요시모토의 작품 속 소녀들은 귀여운 외형 이면에 반항적인 태도와 기괴한 감정을 드러내며 일본 서브컬처(subculture, 하위문화)의 불안한 정서를 보여준다. 이처럼 동시대의 소녀는 더 이상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와 관계 속에서 억압된 감정과 시대적 불안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변화하고 있다.

 

신제영의 작품 속에도 인형처럼 비슷한 얼굴과 자세를 한 소녀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개성이 지워진 채 등장하는 이 소녀들은 서로 몸을 맞대고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공허한 시선으로 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본다. 가까이 있지만 끝내 닿지 못하는 관계, 친밀한 듯 보이지만 어딘가 어긋난 감정의 틈이 장면 전체를 감싼다. 작가는 어린 시절 즐겨 보았던 일본의 만화와 학원물 드라마, 그리고 가와이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순수하고 친근한 관계를 그려내는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오히려 설명되지 못한 불편함을 마주했다. 갈등과 상처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채 언제나 아름다운 결말로 봉합되었고, 그 과정 속에서 작가는 관계 안에서 감정을 숨기고 연기해야 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시간이 흐른 뒤, 작가는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감각 속으로 다시 불러낸다. 어린 시절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감정과 언어화되지 못했던 불안은 성인이 된 이후 비로소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현상을 사후성(事後性, Nachträglichkeit)’이라 설명했다. 과거의 경험은 단순히 지나간 기억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자아를 통해 다시 해석되고 재구성된다는 것이다. 신제영의 작품 속 무대 장치들은 바로 이러한 심리적 재연의 공간처럼 보인다. 작품 속 소녀들은 마치 배우처럼 감정을 수행하며, 과거의 기억들은 현재라는 무대 위에서 다시 배역을 얻고 연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녀의 작업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묻혀있던 감정이 현재의 시선 속에서 다시 표면화되는 과정에 가깝다.

 

동시에 작가는 특정 개인의 서사를 넘어, 동시대 사회가 감정을 처리하는 방식 자체를 이야기한다. 작품 속 소녀들은 모두 비슷한 얼굴과 몸을 하고 있으며, 사회적 역할과 장식이 제거된 채 연약하고 취약한 상태로 놓여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체는 종종 감정보다 이미지에 먼저 반응하는 시선 속에서 왜곡되어 읽힌다. 영국의 페미니즘 영화 이론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로라 멀비(Laura Mulvey)가 말한 남성적 시선(Male Gaze)‘처럼 여성의 신체는 쉽게 시각적 소비의 대상으로 전환되며, 관람자의 욕망은 작품의 의미를 다른 방향으로 재구성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러한 오독의 순간, 작가가 드러내고자 했던 사회적 시선의 구조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신제영의 작업은 단순한 유년의 회상에 머물지 않는다. 그의 소녀들은 관계 속에서 감정을 숨겨야 했던 존재들이며, 동시에 사회가 만들어 낸 여성성과 감정의 규범을 그려내는 상징이다. 작가는 반복되는 소녀의 이미지를 통해 감정이 어떻게 억압되고 봉합되는지, 그리고 우리는 타인의 몸과 감정을 어떤 시선으로 소비하고 있는지를 질문한다. 감정을 말하지 못한 채 관계 속에 머물러야 했던 존재들. 그것이 바로 작가가 바라보는 동시대의 소녀들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초상인 것이다.


전시 서문 <감정을 연기하는 소녀들>

글 / 김 진 아 (한향림도자미술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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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장소: 한향림도자미술관 갤러리 H(L)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82-37)

 

전시 기간: 2026.06.06.() ~ 2026.07.05.()


관람 시간: 10:00~18:00(, 화 휴관)

 

문의 전화: 070-8872-0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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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향림도자미술관에서 도자 전공 석사과정을 마친 우수한 도예가에게 첫 개인전의 기회를 주는 신진작가 발굴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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